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
잘 지내셨나요?
이번 주는 제 생일 주간이었어요. 특별한 건 안 했지만, 나이 먹는 걸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내가 제법 마음에 들더라고요.
벌써 마흔아홉이라니.
뭘 엄청 해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치열하게 살았는데 여전히 더 치열하고 싶은 마음 반, 아니면 그냥 띵까띵까하고 싶은 마음 반.
그런데 말이죠.
제 기준의 띵까띵까는 보편적인 띵까띵까는 아닌 거 같긴 해요.
그건 또 다음에 얘기해 볼게요.
🇨🇦 1993년, 만 17세의 캐나다 랜딩
지난 회차에서 만 17세까지의 케이 연대기를 공유했었죠.
별 내용도 없는데 왜 그렇게 장황하게 썼을까, 좀 부끄러웠지만…
뭐 어때요, 우리 사이에 이 정도 귀여움은 괜찮잖아요? 😅
이번에는 그다음 이야기, 캐나다 이민 첫해 이야기입니다.
1993년 9월 1일, 캐나다에 도착했고 9월 6일, 11학년으로 첫 등교를 했어요.
처음엔 10학년으로 들어갈까 고민도 했지만, 대학 못 가면 12학년 다시 다니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11학년 시작.
첫 수강 과목:
ESL
Math 11
Art 11
Biology 11
그런데 생물 수업에서 선생님 말씀을 못 알아듣고 숙제를 못 해간 날, 너무 창피해서 바로 드롭. 대신 ESL을 하나 더 넣었어요.
수학은 너무 쉬웠지만, 수식 읽는 법조차 몰랐던 저는 선생님께 “1+2=3”은 어떻게 읽냐고 물어봤죠.
👉 “One plus two equals three.”
📐 ‘영어 못하지만 수학 잘하는 한국인’ 소문
수학이 너무 쉬워서 카운슬러에게 더 어려운 수업 없냐고 했더니, 12학년 Honours 수학 수업을 권유받았어요.
그것도 바로 수학.
그때부터 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한국에서 (영어는 못하지만) 엄청 똑똑한 애가 왔다.”
11학년 때 12학년 수학을 만점 가까이 받고, 2학기에는 AP Calculus AB도 수강했어요. 물리 화학도 거의 만점을 받았고요.
비는 시간에는 ESL이나 튜터링으로 채웠고, 경시대회도 나가고, 학교 생활에 슬슬 적응해 갔습니다.
🏆 전교 1등과 인생 첫 트로피
어느 날, 화학 시간에 카운슬러가 교실에 찾아왔어요.
“부모님과 꼭 학교에 함께 오세요.”
왜?
몰랐죠. 가보니 시상식이더라고요.
전 몰래 갈까도 생각했는데 (제가 억지로 캐나다로 끌려온 데다가 사춘기라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았거든요) 결국 부모님과 함께 갔고,
그 자리에서 무려 6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동 전교 1등. 트로피에 이름도 새겨졌죠. 사실 이날이 태어나서 가장 뿌듯한 날 같았어요. 뭔가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인정받는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 그리고 UBC 입학
12학년도 무사히 All A로 마무리. 12학년 때도 계속 수학 튜터링을 하고 AP Calculus BC도 독학을 했죠.
졸업식에서도 상 7개, 장학금까지 받고 UBC 공대에 입학했어요.
만약 10학년으로 낮춰 들어갔다면 1년을 허비했을 거예요.
이건 저에게 명분 있는 가출이기도 했어요.
(당시 부모님은 여전히 빅토리아에 거주 중이셨거든요.)
🏢 기숙사 생활, 신세계 그리고 언어 습득
1995년 9월, 기숙사 입성.
완전 신세계.
아직도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여고생의 마음인데,
캐나다 문화를 어른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순간이 왔고, 그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확실한 건,
이때부터 영어 회화가 정말 많이 늘었다는 점.
듣기, 말하기는 엄청 늘었고,
말을 원하는 만큼 하지 못해 조금 더 조용한 성격이 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 구조공학, 미술수업, 그리고 대학원 고민
UBC에서 전공은 구조공학을 선택했어요.
디자인하고 싶었는데, 구조공학은 창의적인 느낌은 없고 수학·물리 반복이라 너무 힘들었죠.
학교 때려치우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K 장녀는 그럴 수 없죠. 😅
그 와중에 랑가라 컬리지에서 미술 수업도 듣고…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
4학년이 되어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고,
GRE도 치고, 졸업 프로젝트와 대학원 지원을 병행하면서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 Cornell과 USC 사이, 그리고 아이비리그 선택
최종적으로 붙은 학교는:
Cornell
Georgia Tech
USC
UBC를 다니면서 비에 지친 저는, 날씨 좋은 캘리포니아 USC에 가고 싶었지만,
우연히 리딩 브레이크 때인가 미국에서 안식년을 마치시고 한국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르신 사촌 형부께서 “아이비리그 가라”고 하셔서 Cornell을 선택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하면 날씨 따져서 대학원을 정하던 나도 웃기고,
“아이비”라는 네이밍의 위력도 다시금 느껴졌던 선택이었어요.
다음 회차에서는 코넬에서의 생활과 커리어 초기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이게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 간단히 근황을 전할게요.
이제 영상으로도 인사드릴게요.
책상 위 항공샷 + 목소리로 함께 하는 짧은 영상들, 궁금하지 않으세요?
첫 번째 영상은 이미 공개가 됐고요.
지금 구독자님이 보고 싶은 주제를 아래 설문으로 알려주시면 앞으로의 콘텐츠에 반영해볼게요! 👉 1분 설문 참여하기
토픽 리스트
🧭 커리어 & 자기계발 썰
1. 20대에 해서 좋았던 것들
2. 30대에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
3. 20대에 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
4. 36살에 갑자기 케임브리지 법대로 간 이야기
5. 퇴사 후 배운 점 6. 법인 운영하면서 깨달은 점
7. MBA, 추천할까 말까? 내 경험담
8. 커리어 권태기, 어떻게 버텨내고 전환했는지
9. 프리랜서와 조직 생활, 장단점 리얼 비교
10. 경제적 자유,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
💼 직장 생활 & 실전 팁
11. 직속상사가 마음에 안 들 때, 어떻게 대처할까
12. 경력도 짧고 능력도 부족한데 연봉이 더 높은 동료가 있다면?
13. Co-op / 인턴십 이력서를 조금 더 빛나게 만드는 방법
14. 인터뷰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들
15.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묻히지 않게 하는 법
16. 번아웃 직전 신호 x가지와 대처법
17. 일 잘하는 사람 vs 힘든 사람, 구분하는 기준
18. 커리어 피벗할 때 반드시 먼저 점검해야 할 것
🌍 해외 유학 & 생활
19. 17살에 이민 와서 전교 1등한 이야기 (겸손 포인트 포함)
20. 캐나다 서부에서 미국 아이비리그로 유학 간 썰
21. UBC vs Cornell vs Cambridge, 철저히 주관적인 비교
22. 해외 생활에서 살아남는 법 – 인간관계편
23. 해외 생활에서 살아남는 법 – 영어편
24. 해외 생활에서 살아남는 법 – 육아편
25. 영어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해외 생존 스킬
26. 워킹맘으로 해외에서 커리어 이어가는 법
🧑🤝🧑 관계 & 라이프
27.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관계 원칙
28. 대학 시절, 꼭 지켰으면 좋았을 루틴
29. 대학 시절, 안 해서 후회하는 것
30. 대학 기숙사 생활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31. 멘토를 제대로 만나는 법 vs 피해야 할 멘토
32. 네트워킹, 많이 말고 똑똑하게 하는 방법
33. 일·육아·자기계발 사이 균형 맞추는 현실적인 방법
34. 40대에 아이 키우면서 깨달은 것들
📚 그 외
35. 다양한 전공(공학 → MBA → 법학) 경험이 커리어에 준 의외의 도움
36. 내가 실패한 공부법 vs 지금도 유효한 공부법
37. 스스로에게 코칭 질문 던지는 법 (자기 성찰 루틴)
38. “방황”을 전략으로 쓰는 법
이 중에 좀 더 궁금하신 건 뭐가 있을까요?
🔗궁금한 토픽들을 선택해주세요! 🔗여기서!!!
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음 주에 또 뵐게요!
안뇽!
케이 윤 드림.
🟡 읽으면서 공감 가셨다면, 슬기로운 방황생활을 지인에게 소개해주세요!
🟡 지난 회차: 케이 연대기 1부 보러 가기
어찌 마흔아홉 이십니까! 완전 동안이심! ㅋㅋ대학원 선택 날씨따라 한거 전 너무 공감 되는데요... 날씨가 인간 웰빙과 심리에 끼치는 영향이 어마무시 하다구요!ㅋㅋㅋ 다음 이야기도 넘 기대되고 토픽도 투표 했어요. 거의 다 듣고 싶은 이야기들! 보따리 빨리 풀어주세요. -현기증녀 올림 ㅋㅋㅋ
남의 인생사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 유튜브도 보러 가요 지금! 아 근데 클짹님은 할 수 있는 주제가 너무 많아서 넘나 부럽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