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수퍼솔로의 시대 🦸♂️🦸♀️
왜 지금, 수퍼솔로: 1인의 시대인가
안녕하세요. 윤대표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낙엽도 많이 떨어지네요.
요즘 [오프더레코드]를 쓰다 보면 문체가 점점 더 캐주얼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편안해요. 어쩌면 이런 게 진짜 ‘오프더레코드’다운 거 아닐까요? 물론 이러다가 또 바뀔 수도 있어요. ㅋㅋㅋ 제맴이거든요.
요즘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미루지 않고, 그냥 해보려는 중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하고, 완성했다는 그 자체를 자축하려고요. ‘완성도’보다 ‘완성’을 선택하는 연습을 하는 셈이죠. 그렇게 팟캐스트도 시작했고, 유튜브도 다시 돌리고 있어요.
사실 요즘은 글을 여기저기 쓰다 보니, 가끔은 어디에 어떤 글을 올렸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이미 제 다른 채널—스레드, 링크드인, 인스타그램—도 함께 읽어주신다는 걸 아니까,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믿어요.
🧭 요즘의 나, 그리고 다시 찾는 방향
최근에 문득 생각했어요. “내가 하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 진짜 내가 가장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활동은 뭘까?”
남의 커리어 상담은 잘해주면서도, 정작 제 일은 제가 잘 안 보이더라고요. 아시잖아요. 중이 본인 머리 못 깎는다, 뭐 그런 말도 있고. 그래서 의식적으로 나를 비춰주는 대화를 찾고 있어요.
며칠 전 토요일에도 신뢰하는 분과 오랜만에 깊게 이야기 나눴어요. 남편도 저를 잘 알지만, 남편은 너무 가까워서 때로는 ‘내가 나에게 말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반면 바깥의 대화는 거울처럼 작용해요. 한참 제 얘기를 듣던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요즘 윤대표, 조금 방황하고 있는 것 같아. 방향을 잡으려 애쓰는 게 느껴져.”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맞다 싶었어요.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이 바로 그거였거든요.
🧩 내가 가진 유니크함 – 1인 법인으로 살아온 시간
그분이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윤대표보다 공부 많이 한 사람, 커리어가 화려한 사람, 워킹맘으로 더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는 사람은 많아. 그런데 1인 법인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프리랜싱을 하며 살아남은 사람은 많지 않지. 그 경험을 나누는 게 윤대표의 진짜 밸류 아닐까?”
그 말을 곱씹으며 꽤 오래 생각했어요. 맞아요. 저는 거의 16년째 1인 법인으로 일하고 있어요. 처음엔 ‘혼자서도 일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컸죠.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건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조를 스스로 설계하는 과정이었어요.
저는 구조공학을 전공했고, 하중을 계산하고 균형을 잡는 법을 배웠어요. MBA를 거치며 비즈니스의 언어도 익혔고, 대기업·공공 프로젝트로 ‘조직의 논리’를 충분히 경험했죠. 결국 그 구조를 떠나 저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1인 법인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프리랜서’로 불렸지만, 저는 일을 철저히 비즈니스 단위로 운영했어요. 회계, 계약, 브랜딩, 세금까지 직접 관리했고, 계약은 법인 대 법인으로 진행했죠. 덕분에 ‘나는 그냥 일을 수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기업으로 일한다’는 자존감이 생겼어요.
물론 외로움은 컸어요. 회사를 다닐 때는 커피 한 잔 하며 동료에게 하소연할 수 있었지만, 1인 법인은 회의실도 동료도 상사도 없어요. 하루는 늘 셀프 미팅의 연속이에요. 프로젝트를 하면서 컨설턴트였다가, 회계 담당자였다가, 마케팅 리드였다가, 다시 전략 기획자가 되죠. 다행히 든든하게 서포트해주는 배우자가 있어 버틸 수 있었어요.
누군가는 “그래도 대표라 폼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건 외로운 수퍼솔로의 삶이에요. 수익, 네트워크, 리스크, 의사결정—전부 혼자 책임져야 하니까요. 일이 많을 땐 밤새고, 일이 없을 땐 불안해요. 일을 안 하면 돈을 못 버니까요. 클라이언트가 바뀌면 업종·언어·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매번 새로 배우죠. 그럼에도 이 길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왜냐면 이 구조 안에서는 제 삶의 속도를 제가 정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침엔 글을 쓰고, 오후엔 미팅을 하고, 저녁엔 아이를 돌본 뒤 리포트를 마무리하거나 콘텐츠 아이디어를 메모할 수 있어요. 이 유연한 리듬이 저를 살게 해요. 외부에서 보기엔 독립적으로 멋져 보일지 몰라도, 실제론 매일 셀프 컨설팅의 연속이에요. 하루하루 나를 점검하고 다음 주의 나를 설계해야 하니까요. 단순한 프리랜서의 루틴이 아니라, 작은 생태계를 운영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결국 제가 가진 유니크함은 ‘혼자 일하는 법’을 넘어 ‘혼자서도 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이건 책이나 MBA에서 배울 수 없는 감각이고, 시스템이 사라진 자리에 다시 시스템을 세운 사람만이 체득할 수 있는 경험이에요.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제가 나눌 수 있는 가장 진짜 이야기라고 믿어요.
⚙️ 왜 지금, 수퍼솔로: 1인의 시대인가
지금은 조직의 크기보다 개인의 역량과 일하는 구조 그리고 속도가 더 중요한 시대예요. 예전엔 ‘어느 회사에 다니느냐’가 정체성을 정의했다면,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사람을 설명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AI는 노동의 의미를 크게 바꿨어요. 한때 인간의 고유 영역이던 글쓰기, 디자인, 기획, 분석까지 자동화되고 있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도드라지는 게 인간적인 일의 가치예요. 감각, 통찰, 관계, 신뢰, 창의성—어떤 시스템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큰 조직에 속하는가’가 아니라 ‘유연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가’예요.
리모트워크의 확산은 이 변화를 가속화했죠. 팬데믹은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많은 사람들이 “회사라는 공간이 없어도 일은 돌아간다”는 사실을 체감했어요. 출근보다 접속이, 회의실보다 줌(Zoom)이 더 익숙해졌고,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협업은 오히려 더 넓고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요.
이제 ‘입사’만큼 ‘퇴사’도 새로운 출발의 상징이 되었어요. 스타트업, 프리랜싱, ‘1인 법인’이라는 독립의 형태가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되었죠. 회사 밖은 예전보다 덜 안정적일지 몰라도, 그만큼 자기 속도로 일할 수 있어요. 물론 자유에는 불안이 따라요. 울타리가 사라지면 스스로를 지켜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독립을 택하는 이유는 분명해요. 더 이상 타인의 기준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리듬과 구조를 직접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전엔 ‘퇴사’가 곧 리스크였다면, 지금은 ‘전환’이에요. 회사에서의 경험을 개인 브랜드로 옮기고, 그 브랜드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작은 스튜디오, 1인 미디어, 프리랜스 컨설턴트, 크리에이터, 디지털 노마드. 이들은 조직의 보호 대신 자기 자신을 시스템화한 사람들이에요.
결국 시장의 단위는 ‘회사’가 아니라 ‘나’라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내가 가진 기술, 경험, 세계관이 곧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시대. 누군가는 여전히 안정된 조직을 원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유연한 구조 속에서 더 큰 지속 가능성을 찾아요. 그래서 저는 이 시대를 “수퍼솔로의 시대”라고 부르고 싶어요.
여기서 말하는 수퍼솔로는 혼자 일하지만 결코 고립되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자신의 일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프로젝트 단위로 연결되며, 필요할 땐 협업하고, 필요할 땐 단독으로 결정하는 사람들. 이들은 홀로 서 있지만 외롭지 않아요. 각자만의 구조와 네트워크를 갖추고, 불안을 성장의 에너지로 바꾸는 법을 압니다. 세상이 불안정할수록, 스스로의 기반을 설계할 줄 아는 사람들이 강해지는 시대.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수퍼솔로의 시대예요.
💡 내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
그래서 앞으로 이 뉴스레터와 각 채널의 콘텐츠에서 ‘1인 법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을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려 해요. 저는 구조공학→MBA를 거쳐 1인 법인 컨설턴트가 되었고, 밴쿠버에서 16년째 기업 프로젝트와 코칭·컨텐츠 크리에이션·자산 관리를 병행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비즈니스 모델이 여러 개인 개인 기업이에요. 결국 제 고민은 늘 하나로 귀결돼요. “혼자 일하면서도 어떻게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인가.”
첫째, 혼자 일하면서도 외롭지 않게 구조를 세우는 법을 이야기할게요. 상사도 동료도 없으니, 저는 제 안에 ‘내부 매니저’를 세워요. 주간 계획, 1인 회의록, 스스로와의 리뷰 미팅 같은 장치를 루틴화해야 불안이 쌓이지 않아요. 이런 시스템을 저를 유지해줘요.
둘째,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지혜롭게 유지하는 법이에요. 1인으로 일할수록 관계 관리가 곧 리스크 관리예요. 프로젝트가 끝나도 감사 메일을 보내고, 1년에 한 번은 근황을 나눠요. 신뢰는 시간이 만드는 자산이니까요.
셋째, 단가보다 일의 구조를 설계하는 법을 다룰 거예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지속 가능성을 좌우해요. 그래서 프로젝트마다 명확한 입·출구 전략을 세워요. 들어갈 땐 범위를 선명하게, 나올 땐 기록을 남겨 다음 기회로 이어지게요.
넷째, 리듬을 잃지 않으면서 성장하는 법을 공유할게요. 저는 블록 스케줄링을 씁니다. 어떤 날은 오전만 일하고 오후는 산책·가족 시간·아이디어 메모로 블록을 비워둬요. 리듬이 흔들리면 수익보다 삶이 먼저 흔들리더라고요.
다섯째, 수퍼솔로로서 버티는 힘을 이야기할 거예요. 버틴다는 건 ‘견디기’가 아니라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는 감각’을 기르는 일이에요. 불안은 사라지지 않지만, 불안에 익숙해지는 법은 배울 수 있어요. 그게 진짜 버티는 힘이더라고요.
이건 단순한 1인 생존법이 아니라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에 더 가깝습니다. 조직을 떠난 사람뿐 아니라 조직 안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일의 주도권을 갖고 싶은 분들께도 필요한 이야기라고 믿어요. 지금은 회사에 속하든 말든, 모두가 작은 1인 기업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기업의 이름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에요.
✍️ 마무리 & 다음 회 예고
방황은 계속돼요. 하지만 이제는 방향 있는 방황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시작하고, 작은 완성을 축적하고, 그 완성이 다시 구조가 되도록 만드는 일이에요. 이번 주의 결론은 단순해요. 리듬이 구조를 만들고, 구조가 지속을 만든다는 것.
앞으로는 “회사 없이도 회사처럼: 1인 법인의 운영 시스템”에 대한 얘기들을 찬찬히 벗뜨 구체적으로 풀어볼 계획입니다. 계약·요율·범위 설정, 입·출구 전략, 리스크 관리, 그리고 ‘좋은 관계를 설계하는 문장들’까지. 나눌 얘기들이 넘 많네요. 궁금한 점이나 사례가 있다면 이 메일에 바로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질문이 다음 회의 목차가 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리듬으로, 무리하지 않게 가요.
그럼 다음 주까지~
윤대표 드림



1인의 능력치가 점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능력치와 시간과 경험과 스펙을 충실하게 쌓아오신 윤대표님이 부럽기도 하고, admire하고 싶기도 하고. 앞으로 풀어놓으실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너무 공감되는 글이에요. 이 길을 지혜롭게 살고 싶은 수퍼솔로 워너비로서 매우 기대되네요. 언젠간 윤대표님과 함께 일할날도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