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인간관계, 돈과 소비, 죽음에 대해서...

잡생각이죠, 뭐.

안녕하세요. 또 한 주가 갔네요.

요즘 저희 동네 이런 느낌이에요… Photo by Ricardo Gomez Angel on Unsplash

저희는 주말에 드디어 크리스마스트리를 했어요.

보통 11월 초에 하는데 이번에는 좀 늦어졌네요.

사진 보여드리자면…

왠지 거실에 뭐가 너무 많은 느낌이네요…

이런 느낌인데 저 떡갈 고무나무와 극락조의 존재감이 너무 위압적이라 크리스마스트리가 좀 초라해 보이네요. 보통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제일 키가 큰 초록의 물체인데 저희 집에선 아니거든요. 저 두 식물들은 높은 층고에 맞춰서 계속 크려나 봐요.

이번주에는 올해 마무리의 시작, 인간관계, 돈과 소비, 죽음… 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

그럼 시이작!

🎄어쨌든… 11월 말이 왔어요.

이번 한 주도 바쁘게 보냈어요.

일도 좀 하고 (학교) 봉사도 좀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멍 때리기도 하고.

밴쿠버는 너무 날씨가 좋아서 산책 다니기 너무 좋았어요. 매일 12,000-15,000보씩 걸었던 거 같아요.

저 산 아래는 안개가 자욱한데 산동네인 저희 동네는 맑네요.

시간이 참 빠르죠. 벌써 한 해의 끝자락, 11월의 말이 오다니요.

그래서 이번 주부터 한 2-3주 올 해를 뒤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해 볼까 해요.

제가 올해 제일 잘한 일은 글쓰기에 집중한 거 같아요. 벌써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매주 소식지를 발행했고 여러 플랫폼에서 꾸준히 글을 써왔어요.

저에게 글을 쓴다는 건 단순히 문자를 나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메모를 해가며 내 안에 새로운 지식과 감정, 생각들이 정리되어 쌓여가는 느낌이에요.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때로는 재발견하기도 해요.

이제 2023년을 돌아보니, 올 한 해 동안 많은 변화와 성장이 있었어. 어떤 날은 글이 술술 써졌고, 어떤 날은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 고민의 시간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저를 더 단단한 글쓰기로 이끌어주었고, 저는 그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았어요. 그런 고민하는 시간마저도 너무나 재미있더라고요.

이제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내가 쓴 글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아니 감동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읽혔다는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워요. ㅎㅎ

그리고 내년에도 계속해서 글을 통해 삶에 대해 소통하고 싶어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충만한 인생에 대해서

지식을 좇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정말 다양한 유형이 있어요. 그중에서 저는 넓고 얕게 지식을 탐구하는 편이에요. 이런 스타일 덕분에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이라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커요. 깊게 파고드는 것은 제게 조금 어렵게 느껴져요. 왜냐하면 관심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이 방식 덕분에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여러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서 좋아요. 좁고 깊게 파는 사람들도 정말 멋지지만, 저는 이 넓은 세상의 여러 색깔을 조금씩 체험하는 것이 더 흥미진진하더라고요.

물론 어떤 것들은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반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도 있어요. 하지만 깊이 파고들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면서도 다른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다양한 것들에 손을 대면서 제 취향을 발견하고,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을 탐색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얕고 넓은 지식도 때때로 깊고 좁은 전문성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제가 얼마나 만족하고 즐기는 거니까요.

TMI지만, 그래서 '지대넓얕' 같은 콘텐츠를 정말 좋아해요. 저처럼 다양한 것들을 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여기 계시나요? 🙋🏻‍♀️🙋🏻‍♂️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나이 마흔을 넘기고 나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를 깨닫게 됐어요. 그건 바로 '나 자신'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이에요. 아이를 조금 늦게 낳았는데, 그 시기가 마흔과 겹쳐서 더더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에너지를 쏟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 삶에서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할지,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 심도 깊게 생각하게 됐죠. 그 과정에서 저는 제 자신에게 더 많은 집중을 하는 게 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건, 주변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잘 돌보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래야만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때, 그 사랑과 존중은 자연스럽게 다른 관계로 퍼져나가니까요.

40대 중반이 되어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어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정말 나 자신+내 주위에 투자할 시간이 너무 없었어요. 그냥 육아에 토털 컨숨… 됐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관계에만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이는 저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었죠. 자기 자신을 챙기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자신을 가장 큰 응원자로 삼는 것은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니까요.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때, 그 사랑과 존중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며, 상대방들도 나를 그렇게 대해줘요.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는 유동적이라는 것도 알게 됐죠. 영원하지 않은 관계도 많고요.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는 걸요.

😵‍💫타인과의 관계는 참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무척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대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류, 그게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그려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늘 드라마처럼 완벽하게 흘러가지 않죠.

가끔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 할 때, 그 사람이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해요. 그게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단지 그 사람이 원하는 거리가 있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아 헷갈릴 때도 있어요. 어쨌든 우리 모두에게는 편안한 퍼스널 스페이스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하잖아요. 때로는 너무 밀려드는 인위적 친밀함보다는 조금의 자연스러운 거리가 더 편안함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때로는 좀 친해졌다고 해서 바로 말 놓는 걸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요. 배우 이정재랑 정우성은 몇 십 년 동안 절친인데도 아직 말을 놓지 않는다잖아요.

어쨌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건 서로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어요. 그 진심이 반드시 친밀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은 결국 웬만하면 원하는 친밀감을 얻게 해주는 거 같아요.

베프가 되고 싶은 그 사람과의 관계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는 어색하고, 원하는 대로 진전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인간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는 거죠.

우리가 기대하는 관계의 형태나 속도로 발전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깨달음은 우리를 더 넓은 세상과 연결시켜 주고,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만들 거라 믿어요.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그 관계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참을성도 필요할 거 같아요. 어쩌면 가장 좋은 관계는 우리가 너무 강하게 움켜잡으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형성되는 거니까요.

전 인연이 있다고 믿어요. 인연이라면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관계일 거예요. 하지만 관계가 성립됐다고 해서 꾸준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죠. 관계는 쌍방이 꾸준히 노력해야만 유지된다고 믿어요.

🪓하지만 어떤 관계는 과연 유지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은 참 좋은데…’ ‘애는 참 착한데…’

왜냐하면 언제나 부정적인 에피소드가 따라오거든요.

마치 그들의 '착함'이나 '좋음'이 그들의 부정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덮어줄 수 있다는 듯이 밑밥을 까는 거죠. 그렇게 그 관계를 유지하는 핑계를 댄다고 해야 할까요?

전 그런 얘기를 하는 친구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하곤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다 착하고 좋다고요. 하지만 그들이 너를 함부로 대하고 너에게 함부로 말해서 그게 너에게 상처가 된다면, 그 사람은 착하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그것이 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이죠.

진짜 착한 사람이라면 '하지만'이 필요 없어요. 그들의 행동과 말은 일관되게 너를 존중하고 배려하겠죠. 그래서 관계를 정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그 사람이 너에게 준 상처와 그걸 알았을 때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얘기해 줘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관계는, 아무리 '착한' 면모가 있다고 해도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는 걸 우리는 다 알아야 하니까요.

❔❔❔또 어떤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는 아니라도 종종 만나고 나서 항상 뭔가 씁쓸함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만나고 집에 오면 오늘 대화가 참 어렵고 기빨렸다…라고 생각되게 하는 사람들이랄까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기준으로는 가능한 범위 밖의 논리로 가득하고, 때로는 자기 우월감을 드러내는 듯한 말투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과의 대화는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집에 오면서도, 집에 와서도 굉장히 찝찝해요.

그런 상황을 겪고 나면, 자기 전에 혼자서 그 대화를 되새기며, 내가 왜 그때 그 말을 했을까, 왜 좀 더 잘 대응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입을 다물고 있었을까, 아니면 왜 닥치지 않았는지 후회하곤 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런 뒤끝이 남는 건 제가 한 말이나 안 한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느냐가 걱정이 되어서 그렇다기보다는 내가 그런 얘기를 했을 때 또는 안 했을 때, 그때의 내가 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한 마디로, 그 미팅에서 내 퍼포먼스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죠. 내가 내 방식대로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얘기죠.

결국, 우리가 그런 대화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다른 사람의 태도나 말투 때문만은 아닌 거 같아요. 그냥 제가 '나답게' 행동하지 못했다는 데서 오는 자괴감이 훨씬 큰 거 같아요.

그래서 이런 상황들이 오면 그냥 편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난 나다울 때 내가 제일 행복하니까. 그리고 만족스러우니까. 그렇다고 상대방의 말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공격한다는 건 절대로 아니고요. 그냥 내가 내 안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만큼만 얘기할 거예요.

결과적으로 인간관계는 늘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상대방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때로는 불편함을 느끼고, 때로는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를 더 성숙하고 이해심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예요. 그래서 관계의 복잡함 속에서도 우리는 진심을 다하고, 나답게 살아가며, 건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돈과 🛍️소비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얼마 전 한 페북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고민상담 포스트가 올라왔었어요. 쇼핑중독에 대한 얘기였죠. 보니까 생각보다 그런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그냥 불필요한 것 이상을 산다 정도의 개념보다도 더 안 사고는 참을 수 없고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화를 내지만 결국은 또 사게 되는…

쇼핑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왜 카드빚을 내가면서까지 쇼핑을 하는지, 그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했죠. 전 사실 통장 발란스보다 큰 액수를 카드로 긁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거든요. 없는 돈을 쓰는 게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거죠. (몰기지랑은 좀 다른 의미이니까…)

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문제가 단순한 쇼핑의 즐거움을 넘어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쇼핑을 통해 얻는 일시적인 만족감이 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심지어는 일종의 도피처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뭔가 맘이 편하지 않고 스트레스받는 하루를 보낸 후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한 해결책은 당연히 아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제되지 않는다는 건 역시 중독인 경우가 맞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그들을 단순히 판단하기보다 그들의 심리적 요인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쇼핑중독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를 넘어선, 그 사람의 내면에 대한 신호일 수 있으니까요.

또 반면에, 돈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계속 집착하지 않는다며 집착스럽게 얘기하죠. 그리고 계속 소비한 것들을 은근 자랑하고. 뭐 하자는 겁니까 정말. ㅎㅎ

자신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돈에 대한 강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사람들은 종종 사소한 소비도 과소비라고 단정 짓고, 자신이 돈을 쓰는 법을 모른다며 자랑하듯 트레스를 받아요.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종종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욕심과 모순되곤 해요.

예를 들어, 비싼 차를 타면서도 남들이 커피를 쉽게 사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 생각해 보니까 대학교 다닐 때 렉서스 몰면서 돈 없다고 나한테 밥 얻어먹은 친구 있어요. 그 쉐키… 나와라 정말… ㅡㅡ;; 난 차 아니라 면허도 없었는데…]

그들은 돈에 무관심한 척하면서도, 사실은 돈에 대한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태도는 때로 주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죠. 그냥 좀 일관성을 보여주면 안 되겠니?…

하지만 난 이제 지혜롭고 (아님) 이해심 많은 (아님) 40대 아줌마니까 (이건 맞음) 너무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고 각자의 돈에 대한 태도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받아들이려 노력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좀 더 솔직하고 편안한 태도로 돈과 소비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 다 돈에 대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돈을 쓸 줄 아는 것도 중요하고,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돈에 대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꼭 항상 평탄하고 순조로운 인생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한 번도 세상을 저버리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있고 요즘은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죽음 자체를 생각한다기보다는 내가 세상을 더난 후에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할지에 대한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 말이죠.

처음에는 이런 생각들이 좀 morbid 하다고 느껴졌는데, 좀 더 생각해 보니 이건 진짜 많은 성인들이 종종 심각하게 고민해 봐도 좋을 문제인 거 같더라고요.

저는 특히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런 고민이 더 깊은 거 같아요. 꼬맹이는 10년 뒤면 법적으로는 성인이 되겠지만, 우리 모두 우리의 18살 때를 기억하잖아요. 그 나이에 뭘 알겠어요?

저는 적어도 10년은 더 살겠지만 그것도 모르는 거니까요.

그래서 한동안 생명보험도 알아보고, 유언장 작성, 변호사 상담 등을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너무 복잡하네요. 특히 생명보험 쪽은 너무 복잡해서 댐군에게 넘기고 전 유언장 쪽을 알아보기로 했어요.

어쨌든…

하지만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어요. 남편이나 내가 먼저 떠난다면, 남는 사람은 그 집의 물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에 나와 남편이 다 없다면? 이 많은 물건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나의 책들, 옷들, 가구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떠난 후에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하게 됐어요. 이 물건들은 단순히 그냥 ‘물건’들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이자, 내 이야기, 추억, 생각들을 담고 있는 것들이니까요.

이 모든 고민들이 ‘스웨딘 데스 클리닝’이라는 걸 찾아보게 됐어요.

"In this world, nothing is certain except death and taxes."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

- 벤자민 프랭클린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은 스웨덴의 전통 정리 방법 '데스 클리닝'을 다룬 책을 읽었어요 (오디오북이었으니 들었다고 해야 하려나요?).

데스 클리닝이란 삶의 말년에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함으로써, 죽음 후 남겨진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청소하는 거예요.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정리의 방법과 철학은 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을 넘어,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는 거 같아요.

물건을 정리하는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필요하든 불필요하든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실제로 자신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는 거 같아요.

이 책은 물질적 소유를 넘어선 삶의 질과 죽었을 때 남겨지는 것들에 대한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더라고요. 결국,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기는 것들이 어떻게 기억될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흔적을 남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또한, 죽음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통해, 일상에서 좀 더 의미와 목적을 찾아가도록 영감을 주는 거 같아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사랑하는 주위의 물건들이 우리의 어떤 이야기와 기억을 담고 있고 그것이 가치가 되어 남에겐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우리에겐 진정 가치 있는 물건이 된다는 것도 생각하게 해 주죠. '데스 클리닝'은 삶을 간소화하고 정말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줄 거 같아요.

이 책의 내용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꽤 쓸모 있을 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다음과 같은 분들이라면 스웨덴의 데스 클리닝에 대해서 찾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1. 중년 이후의 성인들 (제가 여기 들어갑니다.) -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남은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고자 하는 사람들.

2. 미니멀리즘에 관심 있는 사람들 (제가 여기도 들어갑니다.) - 물질적 소유를 줄이고 더 간소화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3. 삶이 좀 더 정리가 되고 그 속에서 질서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 (제가 여기도 속하네요. ㅠㅠ) - 집안의 물건을 정리해서 물건들 찾는데 시간 낭비하지 않고 있는 물건들을 알차게 찾아 쓰며 대체적으로 더 조직적인 삶을 원하는 사람들.

4. 가족이나 상속자들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 (여기도 포함되지만 이건 아직 좀 이를 수도 있겠네요) - 죽은 뒤에 가족들에게 정서적 물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사람들.

전 이중 다수의 항목에 해당되니까 빨리 착수하긴 해야 할 듯요.

그래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도 생각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리스트가 나왔어요.

1. 불필요한 물건 찾아내기 - 집안을 돌아다니며 정말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골라내고, 이를 정리하거나 기부하는 작업.

2. 추억의 물건들 정리하기 -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이것들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실제로 이를 보관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

3. 디지털 클리닝 - 디지털 파일, 사진, 이메일 등을 정리해 보며 디지털 공간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실천.

4. 상속 계획하기 - 무엇을 어떻게 남길지, 상속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5. 일상의 단순화 -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활동이나 습관을 줄이고, 더 의미 있는 활동에 집중하기.

1-2번은 이미 좀 하고 있긴 한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어요.

🌟Weekly Recommendation

팟캐트스 지대넓얕

"지대넓얕"을 추천해요. (라고 다 썼는데 링크 걸려고 체크해 보니 찾을 수가 없어요. ㅠㅠ)

네 명의 진행자가 서로 완벽한 케미를 보여주면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풀어나가죠. 아쉽게도 마지막 에피소드가 2017년에 방송됐지만, 그들이 다룬 클래식한 컨텐츠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특히 납량특집 에피소드와 마지막 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를 여러 번 들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이 팟캐스트를 통해 제가 관심을 갖게 된 토픽들도 많고, 알게 된 책들도 여럿이에요.

정말 아쉬운 마음이 크죠. 모든 출연진이 그립습니다. 판데믹 초기에 동네를 걸으면서 "지대넓얕"과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들었던 시간들이 아직도 생생해요. 하루에 몇 시간씩 걸으면서 들었어요. 집안일을 할 때도, 잠들기 전에도, 일어나자마자도 항상 이 팟캐스트를 들었어요. 그래서 두 프로 다 여러 번 정주행 했어요.

이런 주제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수다를 떨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죠. (관심 있으신 분 손? 🙋🏻‍♀️🙋🏻‍♀️🙋🏻‍♀️🙋🏻‍♂️🙋🏻‍♂️🙋🏻‍♂️)

앗 근데 방금 보니까 들을 수가 없네요. 웬일이죠?

음…. 그럼 어쩌나.. 그럼 이번주는 앞에서 했던 스웨덴 데스 클리닝… ㅡㅡ;; 으로 추천을 바꾸겠습니다.

어쨌든 또 너무 엄청 길어졌네요.

그럼 11월 마무리 잘하시고 12월 초에 다음 뉴스레터로 찾아뵐게요~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