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밴쿠버는 갑자기 너무 추워졌고, 그리고 동네에는 매일매일 곰 여러 마리가 활개를 치고 다니네요. ㅎㅎ 물론 조심하면 아무 일 없고, 차 안, 집안에서 보는 곰들은 참 귀엽지만, 강아지 산책하다 만나는 곰들은 좀 무섭긴 해요.
사실 곰들이 위험하지는 않아요. 서로 조심하면 그들도 우리를 괴롭히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신고를 하면 컨서베이션 오피서들이 와서 곰을 죽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이웃들은 조심스럽게 서로 얘기해줘요. 우리가 그들의 터전에 와서 살고 있는 거니까요. 항상 미안하고 조심스럽고. 동네 곰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요.
어쨌든,
‘슬기로운 방황생활’ 뉴스레터가 조만간 벌써 1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갔네요.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1년 동안 슬기로운 방황생활을 쓰면서 삶에 크고 작은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 소소하게 얘기해 보려 해요.
작년 7월에 무슨 일이!
전 2022년부터 인생에 회의가 확 들기 시작했어요. 사실 그 전부터도 뭔가 쎄함이 있긴 했지만 말이에요. 그러다 2023년 7월, 갑자기 뉴스레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인가, 섭스택(substack.com)을 열었죠.
두둥!!!
슬기로운 방황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저는 케이윤이고요 쿨짹이라는 닉네임을 1997년부터 사용해왔습니다. 쿨짹이 넘 유치해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이게 너무 오래 썼는지 잘 되지 않네요. 쿨짹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활동을 20년 넘게 해왔네요. 그동안 활동해왔던 플랫폼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 중에 몇을 들자면 프리챌 (없어짐), 조인스블로그(없어짐), 이글루스 (없어짐), 미투데이 (없어짐)… 그 외에도 기타 등등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제가 그냥 마이너스의 손일지도?
이렇게 시작했어요. 꾸준함 없는 제가,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 긴가민가했어요. 별 자신이 없었죠. 그런데 어느덧 소개 글 포함 50번을 발행했더라고요. 첫 정식 뉴스레터가 작년 7월 11일에 발행됐고, 이번 호가 50회가 되겠네요.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솔직히 아직 방향을 잘 잡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들어요. 하지만 오늘은 간단히 지난 50주 동안의 회고를 해볼까 해요.
먼저, 뉴스레터를 쓰게 된 이유
일단 뉴스레터 시작 계기는 몇 부작으로 나뉘어서 쓴 거 같네요 (아래 링크 소개해 드립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본업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
링크된 뉴스레터를 보시면 대강의 내용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캐나다에서 방황하고 있는 한 엔지니어맘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쓰는 소식지예요. 아직도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좀 믿기지 않고, 좀 많이 떨리네요. 여기저기서 첫 발행을 기대하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막상 읽으시고 실망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좀 소심해지네요. ㅎ 사실 아직 ‘소식지’라고, 해야 할지 ‘뉴스레터’라고, 해야 할지도 고민하는 중이지요. 왠지 뉴스레터라고 부르면 ‘뉴스’가 담겨있어야 하는데 ‘뉴스’가 주는 어감이 좀 중대한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좀 꺼려진달까. 하지만 방금 결심했어요! ‘소식지’라고 부르기로…
🍹방황의 시작
이번 주에도 역시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참으로 많이 고민했어요. 사실 매주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생각하는 게 즐겁기도 하지만, 어려운 문제가 돼버렸어요.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들이 많이 교차하고, 정보를 과다하게 소비하다 보니, 내용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은 걸 느끼고 있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합니다. 댐군(남편의 온라인상 닉넴입니다. 본인은 몰라요.)은 나이에 대해 푸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저도 겉으로 투덜거릴 때만 하는 얘기죠. 사실 전 제 나이가 좋…
🍹방황의 진화
지난주 얘기는 너무 길고 진부했죠. 반성하고 있습니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대학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래도 혹시 아직 읽어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여기에 링크를 남겨둡니다. 자, 그럼, 오늘은 대학원 진학부터 이야기해야겠네요.Thanks for reading 슬기로운 방황생활! Subscribe for free to receive new posts and support my work. 1. 대학원 고민 대학 3학년을 마쳤는데도 구조공학에 크게 자신이 없었어요. 4학년까지 마쳐도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거 같아요. 무조건 어디든 UBC보다는 더 평판이 좋은 곳에서 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방황 현재 진행 중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이에요. 처음으로 두부와 파이퍼 (사랑스러운 반려견 1과 2)와 함께 여행을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따라와주네요. 우리 멍뭉이들은 어디든지 반려인들과 함께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주에는 어디까지 이야기했었죠? 맞아요, 제가 본업을 하면서도 사이드 허슬을 해나가며, 결국에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조금이라도 수입이 되면 바로 변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계획했었다고요.
그렇게 시작한 뉴스레터, 시작 이후의 변화
뉴스레터는 작년 7월 11일부터 매주 캐나다 서부 시간으로 화요일, 한국 시간으로 수요일에 발행되었어요. 한 번도, 한 주도 거른 적이 없어요. 편두통으로 아파도, 휘슬러에 놀러 가서도, 한국에 가서도 (한국에 놀러가서 편두통으로 아파도) 매주 꼬박꼬박 발행했어요.
뉴스레터를 매주 발행하는 동안 당연히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뉴스레터와 관련된 변화들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부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뉴스레터와 관련된 변화들
먼저, 뉴스레터와 관련된 변화들을 이야기해 볼게요.
글쓰기와 관련된 공부를 더 진지하게 시작했어요. 본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공부들에도 시간을 투자하고, 마치 일을 하듯이 시간 블록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매일 꾸준히 기록하며 글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더 솔직하게 나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내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내가 잘난 척한다고 생각할까 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사실 중요한 것은 내 경험이고, 그 경험을 내 방식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허세나 잘난 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그냥 시작해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편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초반에는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망작들도 막 올리고, 글을 더 자주 쓰게 되었어요. 특히 2023년 10월부터 시작한 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스레드에서는 500자 미만의 짧은 글을 쉽게 쓸 수 있어 브레인스토밍하고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글쓰기 외에도 다양한 관심사가 생겼어요.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에는 크리에이터들의 유튜브, 책, 팟캐스트를 많이 보면서 뭔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하지만 뉴스레터를 시작하면서 철학, 뇌과학, 노년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지만,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깨닫고 있어요.
관련 없는 변화들
지난 1년 동안 제가 중점적으로 하려던 것은 저를 좀 더 돌아보는 것이었어요.
먼저, 건강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 이거 매년 생각하는 거잖아요? 매년 계획을 세우죠.
New Year’s Resolution!! - Eat Healthy and Exercise. No smartphone before bed, blah blah blah blah blah blah…..
올해는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고, 더 잘 자고… 블라블라블라.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느꼈어요.
수면 관리
저는 원래 굉장히 잘 자는 편인데, 40대 후반이 되면서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제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반에서 8시간 정도인데, 중간에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무리 오래 자도 낮에 금방 피로해지더라고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면 환경을 최적화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려 노력했어요.
노력하면 되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운동 시작
운동은 올해 2월에 시작했어요. 계속 미루다가 결국 피트니스 짐에 등록했죠. 첫 달은 애매하게 보내고, 두 번째 달은 한국에 다녀오느라, 세 번째 달은 한국에서 회복하느라 제대로 못 다녔어요.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건 5월과 6월부터였어요. 일단 뛰기 시작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어요. 예전에 운동할 때 느꼈던 기분 좋은 근육통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니 참 좋더라고요.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부상을 조심해야 하지만, 운동은 참 정직해요. 꾸준히 하면 중량이 늘거든요. 초반보다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게 되니 재미가 생겨요. 사실 운동신경이 좀 있었으면 다른 스포츠를 했을 텐데, 저는 운동신경이 부족해서 체육관에서 난이도 조절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제일 편한 것 같아요. 하기 싫은 날도 시간이 되면 가서 도장이라도 찍고 오려고 해요. 하다가 너무 하기 싫으면 그냥 그만하기도 하고요. 오늘 내일만 하고 그만둘 건 아니니까요.
식습관 개선
최근에는 웬만한 밀가루와 백미를 끊었어요. 물론 외식할 때는 가끔 먹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가능하면 피하려고 해요. 대신 야채와 베리를 많이 먹고 있어요. 확실히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이 들어요.
정말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고. 꼬맹이도 이제 많이 커서 같이 놀러 다니면 재미있네요. (사실 몇 년 안 남았겠죠? 계속 엄마랑 놀고 싶어 하지는 않을 거 같아요. ㅎㅎ)
만 50이 되기 전까지 괜찮고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을까요? (생각해 보면 얼마 안 남았어요 ㅠㅠ) 꼭 만들어야 하는데. 꼭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결론은!
지난 1년 동안 함께 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슬기로운 방황생활’을 통해 여러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러분의 지속적인 성원과 피드백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여러분 덕분에 매주 한 걸음 한 걸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네요.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 가실 수 있는 뉴스레터가 되고 싶어요. 혹시 제가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코멘트로 남겨주셔도 되고, 인스타그램 DM이나 스레드 댓글로 남겨주셔도 됩니다. (모든 댓글은 다 확인하고 있어요.)
1주년을 기념하여 준비한 특별한 감사 이벤트도 생각 중이에요. 참여 방법과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에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아직 이벤트 구상을 마무리하는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앞으로도 ‘슬기로운 방황생활’을 잘 부탁드립니다. 서로 배우고 나누며,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주까지,
어후. 벌써 일년이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